어느덧 40대 후반, 문득 예전 같지 않은 몸의 변화를 느끼실 때가 있으실 겁니다. '갱년기'는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같았는데, 혹시 나에게도? 하는 생각이 스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남성에게도 비슷한 시기에 여러 변화가 찾아올 수 있는데 이를 '남성 갱년기'(Andropause 또는 후기 발현 성선기능저하증, LOH)라고 부르는데, 여성의 폐경처럼 급격한 호르몬 변화는 아니지만, 40대 후반부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이 탓이겠거니', '요즘 좀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 쉽지만, 이 변화를 잘 이해하고 미리 준비한다면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활기차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1. 정확히 알기, 남성 갱년기 오해 풀기
‘남성 갱년기’라는 말 자체가 조금 낯설거나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몸의 변화를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건강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보통 40대 후반부터 50대에 걸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점차 낮아지기 시작합니다. 이 호르몬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 기능 외에도 근육, 뼈, 기분, 활력 등 정말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 수치가 줄어들면 성욕 감퇴, 발기 부전 등 성 기능 저하, 원인 모를 피로감과 무기력증, 근육량 및 근력 감소, 체지방 증가(특히 복부 비만),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우울감이나 짜증 등 감정 기복,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들이 결코 의지가 약해서거나 무언가를 잘못해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과정일 수 있음을 이해하고, '나만 왜 이럴까' 하는 자책감 대신 차분히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2. 생활 습관 점검 및 개선, 내 몸을 위한 투자
몸의 변화가 느껴질 때, 우리가 가장 먼저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노력은 바로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가꾸는 것입니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일상 속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선 삼시세끼, 무엇을 먹는지가 중요해집니다. 든든한 근육을 지키기 위해 기름기 적은 살코기나 생선, 콩 같은 좋은 단백질을 충분히 챙겨 드시면 좋고, 활력에 도움이 되는 아연(굴이나 견과류에 많죠)도 신경 써야 합니다. 반면, 잦은 음주나 기름진 음식, 지나친 탄수화물은 슬그머니 늘어나는 뱃살의 주범이 될 수 있으니 조금씩 거리를 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몸을 움직이는 규칙적인 운동은 정말 보약과 같습니다. 꼭 헬스장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하는 팔 굽혀 펴기나 스쾃 같은 근력 운동은 몸의 엔진을 튼튼하게 해 주고, 가벼운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줍니다. 주말에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도 좋고, 바쁜 일상이지만 마음의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시간도 꼭 필요합니다. 잠시 눈을 감고 깊게 숨을 쉬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짧게라도 취미 활동을 즐겨보고, 밤에 푹 자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루의 피로를 풀고 몸이 재충전되는 소중한 시간이니,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지키도록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3. 전문가와 함께 관리하기
생활 습관을 바꾸려 노력해도 몸이 계속 힘들거나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혼자 속앓이 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때로는 내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는 데 전문가의 조언이 꼭 필요합니다. 가까운 비뇨의학과나 가정의학과를 찾아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을 받아보고 의사 선생님이 현재 느끼는 증상과 건강 상태를 자세히 듣고, 필요한 경우 혈액 검사를 통한 테스토스테론 수치 확인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40대 후반부터는 전립선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할 시기이니 관련 검진(예: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에 대해 상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심혈관 질환 위험 예방을 위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도 잊지 말아야 하며 검사 결과 의학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보충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TRT)과 같은 방법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관리 하에 이루어져야 하는 점, 꼭 기억해야 합니다. 때로는 몸의 문제만큼 마음의 어려움이 클 때도 있습니다.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계속된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자신을 위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솔직하게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지지를 얻는 것 또한 큰 힘이 됩니다. 40대 후반에 찾아오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새로운 과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 갱년기'라는 이름에 미리 겁먹거나 외면하기보다는,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건강을 돌보는 성숙의 기회로 삼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꾸준한 생활 관리와 필요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열린 자세가 있다면,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도 충분히 건강하고 자신감 있게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